[제257호 1/25] 복층유리 제조업계 품질경쟁 아닌, 가공단가 출혈경쟁 심화
– 국내 복층유리 KS표시 인증업체 처음으로 400곳 돌파
– 인건비 및 운송비 증가, 기능성 요구로 공급가격 인상되어야
복층유리 제조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전개되고 있다. 덤핑 출혈이 심화되며, 복층유리의 현재 가공단가는 운송비와 인건비가 크게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국내 건축 경기 활성화로 관련 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하강 국면으로 반전되면서 과당경쟁 체재로 돌입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 기간 동안 복층유리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KS표시 인증을 획득한 업체 수가 150여 곳이 넘는다.
2020년 1월 현재 본지가 조사한 복층유리 KS 인증업체는 400곳을 처음 돌파하며 405개사로 집계됐다. 또 중국산 가공유리 완제품 수입물량 증가와 건설사 하청과 재하청에 의한 수익 감소를 유리제품에 전가하기도 하며, 시공업체의 최저가 입찰도 문제다.
시공사들의 덤핑 수주를 제조업체에게 전가하는 악순환은 개선이 시급하다. 복층유리는 건축물의 마감공사로 결제를 제때 받기도 힘들고, 때로는 발주처에 놀아나기도 십상이다. 대금의 일부는 회수하지 못하거나 수개월 동안 기다리는 약속어음에 의지하기도 한다. 여기에 어음결제에 의한 고의 부도 피해에도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도 애로사항이다.
특히, 직접 원판유리를 가공하지 않고, 제조설비 없이 영업 및 중간 유통업체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며 단가경쟁을 부추기는 등 전체적인 시장을 흐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투자에 나선 제조업체들은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에 따른 단열성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 소프트 로이유리에 아르곤 가스 주입 및 단열간봉을 적용한 기능성을 부여한 복층유리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품질의 복층유리 생산자 네트워크인 한글라스 듀오라이트클럽과 KCC 이맥스클럽 회원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사)한국판유리창호협회에서 주관하는 가스주입 단열유리 단체표준인증도 122개사로 확대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품질경쟁 체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지난 1990년대부터 복층유리를 제조해오며 당시와 현재 인건비는 6~7배 증가했고 설비와 운송비 및 기타 부자재 값 역시 큰 상승 폭을 보여 왔다”며 복층유리 제조에 필요한 부대비용은 모두 증가하고 납품 단가만 오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복층유리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복층유리의 기능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만큼 설비투자와 가공공정이 까다롭고 사후책임도 뒤따르고 있다”며 “모두가 공존하려면 현재 가공단가에서 20~30% 인상은 불가피하며 비수기에도 업체 간 출혈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복층유리의 가공 품질 기준과 기술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며 제조업체는 검증된 설비투자와 올바른 원부자재를 사용해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고 제 값을 받는 시장구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복층유리 시장은 힘들게 일해서 남는 구조가 아닌 살아남기 위해 일하는 구조가 된 것 같다. 경쟁력 있는 복층유리 제조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10억에서 20억, 30억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공장이 대형화되고, 기능성 복층유리를 요구하는 현 추세에 맞춰 설비의 자동화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복층유리는 판유리 제2차 가공제품 중에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있다. 판유리 2차 가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인 것이다. 복층유리를 제조하기 위해서 수십억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가공단가는 치열한 경쟁 속에 이끌려 퇴보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때다.
본지는 복층유리 제조업계가 현실에 맞는 가공단가를 책정하고, 받는 구조가 되길 기대한다. 기능성을 요구하는 추세에 맞는 필요한 설비투자와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품질경쟁 체재로 변하길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