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호 9/10] 플로트 판유리로 1시간 이상의 방화유리를 생산하기 위한 과정과 설비는?
화학 강화 전처리 없이 현재 국내 설치된 열 강화 제조설비만으로는 방화성능 보장과 양산 어려워
화재 시 정해진 시간 동안 방화성능이 나오는지 방화유리에 대한 불신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본지도 수차례 기획 보도를 통해 짝퉁 방화유리 근절에 나섰다.
이번 호는 플로트 판유리를 사용해서 비차열 갑종 1시간 이상의 방화유리를 생산하려면 어떤 생산 과정과 설비가 필요한지 알아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학 강화 전처리 없이 국내에 설치된 수평 강화로만으로는 방화성능 보장과 양산을 동시에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시간 이상의 방화 성능을 안전하게 보장 받으려면 강화 가공을 거친 제품의 검수단계에서 표면응력과 파쇄 개수를 주목해야한다. 유리의 표면응력을 중요한 지표로 보는데 최소 180~220Mpa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확률적으로 최대의 방화성능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표면응력 220Mpa 이상의 수준을 말한 전문가도 있다. 여기에 전면적의 표면응력 차이가 5% 범위 이내이며, 파쇄시험을 통해 50X50mm 사각 틀 안에 파편수가 180~200개 이상 나와야 구조적 안정성과 뛰어난 방화성능을 갖출 수 있다. 쉽지 않은 품질 수준으로 이 조건에 맞춰 양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물리적 열 강화만으로 방화유리를 제조하는 방식은 통상 조건보다 고압의 압축 공기를 판유리 양면에 분사하여 급냉시켜 생산하는데 30분 내에서는 안정적인 방화기능을 갖출 수 있고, 1시간 이상도 생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크기의 제한과 실패율이 극히 높으며, 방화 성능이 불안정해 세계 유명 업체들의 경우, 1시간 이상은 이 방식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그럼 왜 물리적 열 강화만으로 1시간 이상의 방화성능을 내기 힘든 것일까? 순수 수평 강화로에 의존해 표면응력을 180~220Mpa 수준에 맞추려면, 수평 강화로의 설비 보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보통 국내에서 사용하는 수평 강화로의 평균 표면응력은 100~150Mpa 수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평 강화설비 제작업체인 글라스톤에서 방화유리 생산과 관련해 명시한 데이터 자료를 살펴보면, 최대 사이즈 1,800X3,600mm 기준으로 두께 6mm 1시간용 방화유리를 생산하려면 퀜칭 구간에 315Kw와 200Kw 브로어 2개와 200Kw 콤푸레샤(글라스톤 특허)가 2개 총 400Kw로 키워 압축해 집중 분사가 필요한데 이 비용만 5~6억원이 소요되고 소음도 심각한 수준이 된다. 일반적인 수평 강화로를 설치하는 총 비용만큼의 부대비용이 드는 셈이다.
일부 업체에서 사용하는 화학 약품을 스프레이 등으로 코팅한 후 퀜칭 존을 줄여 유리에 집중 분사하고, 두꺼운 유리를 사용하면 표면응력과 방화성능을 높일 수 있으나, 크기 제한과 성공 확률 및 양산체재를 확보하긴 역시 힘들다.
세계 유명 업체들은 강화 가공만으로 방화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CERAMIC이나 BOROSILICATE 유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CERAMIC과 BOROSILICATE 유리는 고가 제품으로 국내 방화용 시장에 공급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결국 플로트 판유리를 사용해 방화성능을 가져야 하는데 유리 자체가 연화점에서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느냐가 문제다. 공인 테스트에서 유리 자체의 온도는 방화 성능 테스트 개시 20~30분경과 후 720~800도에 도달해 이온도에서 Na(나트륨)계의 플로트 판유리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고, 저철분 백유리를 사용함으로써 방화 성능의 시간 연장은 가능하나, 이 또한 한계가 있어 30분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이온치환 방화유리다.
플로트 판유리를 딥핑 방식의 화학 강화 공정을 통해 Na이온을 반경이 큰 특수 이온(칼륨)으로 치환 처리 후 물리적 열 강화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처리 화학 강화 공정을 거치면 구조적 안정성과 뛰어난 방화성능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공정이 복잡하고, 이온치환에 따른 특수 화학 강화 설비가 필요해 생산원가는 올라 갈 수밖에 없다.
이온치환 방화유리의 제조공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이즈에 맞게 재단한 판유리의 에지부위는 CNC면취 가공설비를 통해 펜슬(환면취/코너부위는∠10R정도가 적당)가공과 세척을 시켜 딥핑 방식의 화학 강화 공정을 거친다. 이후 세척 건조 과정과 7000파스칼 이상의 풍압으로 강화할 수 있는 풀 컨벡션 타입의 수평 강화로에서 생산하는 방식이 정석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화유리는 건축법 상 갑종 1시간 이상, 을종은 30분 이상 화재 시 불속에서 견디도록 규정하고 있다. 화염의 확산을 막고 견디는 비차열 방화유리와 이 성능은 기본으로 불과 열의 전달까지 막아 판유리 이면의 온도 상승까지 막아주는 차열 방화유리로 나뉜다. 차열 성능까지 갖추기 위해서는 판유리와 판유리 사이에 층을 두고 특수 방화용 레진을 주입한 다중 적층, 접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방화유리는 프레임과 일체형으로 테스트를 받는다. 회사에서 제출한 시료에 맞는 유리와 프레임, 부자재는 테스트에 통과한 시간과 규격만이 화재에 견뎌주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시 제출한 시료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여 일체형으로 공급돼야 한다. 그러나 테스트를 통과하여 인증서를 획득한 이후 당시 시험에 제출한 시료와 실제 유통, 시공되는 제품이 다른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생산 및 관리와 공급의 어려움으로 각각의 성능을 보장한 제품만을 서로 교차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방화유리는 무엇보다 화재를 지연시켜 인명의 안전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품으로 소비자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제품만을 사용 목적과 용도에 맞게 공급해야 한다. 제조업체는 설비투자를 통해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고, 제 값을 받는 시장 구조가 되어야 하며 시공업체와 허가권자도 성적서와 동일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 이상 짝퉁 방화유리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일이 없도록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http://www.glassjournal.co.kr